역사컬럼 [History Column]

고종 독살설이 돌게 된 이유

expressionism 2019. 1. 3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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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독살설이 돌게 된 이유.



100년 전인 1919년 1월 21일, 고종 황제가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고종이 승하하시고 3일 뒤, 고종의 시신을 본 윤치호는 그의 일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록하였습니다.

“팔다리가 심하게 부어올라 바지를 찢어야만 했고, 이는 빠지고 혀는 닳아있었다. 목에서 복부까지 검은 줄이 죽죽 나있었고, 고종의 시신을 들어 올리니 살이 녹아 이부자리에 묻어났다.”

(1920. 10. 13. 윤치호 일기)


당시 고종의 나이가 67세였으므로,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했다고 해서, 독살당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고종이 독살 당했다는 설이 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종이 죽기 10년 전, 1909년 10월 26일 대한의군참모중장 안중근이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였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듬해 3월 26일 처형된 후, 육군대신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3대 통감으로 임명되었는데요.

그는 7월 말에 서울에 도착하여 조선의 동정을 살피고, 8월 하순 강제 ‘병합’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9월부터 조선총독부 통감으로 임명되어 무단통치체제를 만들고 1916년 8월에 본국 총리대신이 되어 조선을 떠났습니다.


데라우치는 매우 세심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는 미국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 선언을 들으며, 고종이 다시 움직일지 모른다며 걱정했습니다.

고종은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를 파견하여 조선의 외교권 박탈의 부당성을 고발하려 했거든요.

이 사실을 상기한 데라우치는 후임인 하세가와 총독에게 특별한 지시를 내립니다.

고종이 거부했던 ‘1905년 보호조약’을 지금이라도 승인하도록 요구하라고 말이죠.

1919년 1월 18일 황제는 이를 거부하였고, 이틀 뒤 황제는 갑자기 승하하십니다.

황제가 독살을 당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황제의 죽음이 3.1운동으로, 그리고 그 만세운동이 임시정부의 수립으로 이어진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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